요안이 유로 최종 스쿼드에서 탈락한 후에
요안의 개인 트레이너인 티뷔스 다루 씨가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분에게 요안이 스쿼드 탈락을 알게 된 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슬픈건 아니다. 나는 머리 비우러 서핑하러 갈거고 더 강해져서 돌아올거다'
라고.
지금 자원봉사 근무도 계속 하고 있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나름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자원봉사에 관련해서는 자세하게 따로 쓸게요 차후에...)
말도 안통하고 날씨도 안좋아서 (여기 영국보다 더 추워요 엉엉)
지금 좀 힘들어요 감기도 안떨어져서 계속 기침하고.
사실 제가 새로운 곳에 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것 중의 하나가 먹는건데
뭐 물갈이를 한다 이런게 아니고 그냥 안먹어요.
심한 경우엔 말그대로 식음을 전폐-_-하다시피 하는데
작년에 리옹 갔을때는 제가 유난히 잘먹었던 거였고 (간식도 막 먹었으니까)
지금은 좀 심한 경우긴 한데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데
사실 말이 안통한다는게 정말 커요
적어도 포르투갈어나 프랑스어에는 영어랑 비슷한 단어도 많고
특히 프랑스어는 제가 아예 무지한게 아니었으니까
리옹 가서도 마음이 많이 편했는데
여기는 ... 비슷한 단어도 적고 도무지 말이 안통해서 그게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요
바디랭귀지로도 되긴 하는데 그냥 좀 식욕도 없고 그래서
도착한지 거의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하루에 한끼 이상을 먹은 날이 없어요.
아예 안먹은 날도 있고.
아니면 그 외에 경기장 옆에 있는 자원봉사자 전용 센터에서 핫초콜렛 한잔이나 거기있는 과일 하나 정도?
그래서 좀 그래요
다른분들이 인종차별 걱정을 많이 하시던데
아직까지는 그런일 없고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도 없어요 ㅋㅋㅋㅋ
동양인이 거의 안보이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과도하게 신기해하거나 그러지도 않음...
친절한 사람들도 있고요.
자원봉사 일은 고되지만 재밌고 동료들도 다들 재미나긴 한데
그냥 일 다하고 어서 돌아가고 싶어요.
여기 도착하고 나서
요안이 자신의 개인 트레이너 분에게 했다는 저 말을 봤는데
저 말을 보면서 나도 좀더 잘 챙겨먹고 좀더 맘을 강하게 먹어야지 이렇게 생각을 하다가도
그게 쉽지가 않네요
그래도
근무하면서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PGE아레나 내부의 미디어 트리뷴의 구역을 나눠서 구역 번호 스티커 200개 가까이 되는거 저 포함 여자 6명이서 다 붙이고, 또 그 구역마다 의자 3개 씩이 있는데 그 자리마다 A,B,C이렇게 자리 세분화해서 스티커 또 붙이고, 그 6명이서 피치 옆 전광판 뒤의 사진기자들 자리에 사진기자들 앉을 의자 150개를 경기장 외부에서 가져와서 배치도 보고 다 줄맞춰서 정렬해서 번호 스티커 다 붙이고, 킥오프 직전에 선수들 단체사진 찍을때 선수들과 사진기자들 분리하는 거 예행연습도 했어요)
이번 유로의 캐치프레이즈인 'Create history together'라는 말 처럼
여러명이서 합심해서 어려운 일들을 하고 나니까
(일 다하고 피치에서 구역이 다 나눠진 미디어 트리뷴을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이런 자원봉사를 하게 해준 원초적인 동기 부여를 해준 요안에게 고마워요
제 트위터를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왠지 폴란드에 봉사활동 하러 왔다가 요안에 대한 애정만 더 커져가는거 같다능.
이제 깔수가 없어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