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그러니까 3일에
내가 파리 모 호텔에서 했던 6개월 간의 인턴 기간이 끝났다.
마지막 날이라고 ㅋㅋㅋㅋ
나랑 친한 수솊 ㄴ상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찍어주었닼ㅋㅋㅋ
일하다가 불시에 찍힌 사진도 있고 그러한데
그중에 골라서 올려봄...
사진에 찍힌건 여유로운데 사실은 저렇게 유유자적히 일하지 않는다
주방은 전쟁터니까
그리고 실제로도 저 날 저녁 서비스때만 90명 가까이 예약이 있어서 많이 바빴음
자세한건 접은 글에 ㅋㅋㅋㅋㅋ
내가 브로콜리를 ㅈㄴ 싫어한다고 하자
동료인 이탈리안 에밀리오가 날 위해 만들어준 브로콜리 퓨레 파스타...
가니쉬로 올라간건 브로콜리와 홍합
존맛.... 브로콜리 특유의 맛이 하나도 안남.....
파스타 종류는 오레끼에떼 같았는데 에밀리오한테 안물어봐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당
에밀리오 능력자... 몇달 전에도 에밀리오가 해주는 파스타를 먹었는데 디게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저녁 서비스 하다 말고 호텔 F&B(food&beverage) 디렉터인 깡땡(Quentin인데 한글로 쓰니 이상해지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갑자기 깡땡이 와서 마지막날이라고 이것저것 묻고 막 말시키는 바람에
아뮤즈 부쉬 들고 얼떨결에 찍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날엔 파스타 스테이션에서 일했는데
바쁜 와중에도 나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준 이탈리안 동료 가브리엘레와 함께.
가브리엘레가 장난끼가 넘 많아서
내가 일하는 동안 나한테 엄청 장난 많이치고 못살게 굴긴 했지만ㅜㅜㅜㅜㅜ
(목요일엔 이제 얼마 안남았다며 다른 동료들이랑 합세해서 함께 하도 장난쳐서 결국 나 울었음ㅋㅋㅋㅋ큐ㅠㅠㅠ)
그래도 큰오빠같이 (실제로도 나보다 나이가 많았다) 든든하고 좋았다...
리코타가 들어간 토르텔리를 앞에 놓고 꿀엄지
다시보니 내 입이 댓발 나왔네 왜그랬짘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난 집중하면 입술을 내미는 습관이 있어서 이렇게 찍힌듯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녁 서비스가 끝나고 모여서 기념사진...
맨 왼쪽에 수트입은 남정네는 홀 스탭인데 사진 찍어주려다가 얻어걸림ㅋㅋㅋㅋㅋ
우리 레스토랑 디저트를 만드는 제과부 수솊과 동료도 함께 찍혔다.
저때 함께 샴페인을 마시다가 결국 울었는데
생각보다 덜울었다 난 대성통곡 할줄 알았는데 그냥 찔끔 울기만함ㅋㅋㅋㅋㅋ
실제 총 인원은 이것보다 더 많지만 금요일에 오프인 동료는 사진에 없다
출근안하는 날이니까 당연히 없는 ㅋㅋㅋㅋ
나 포함 한국인은 얼굴 가려드림<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셰프인 안느-소피 피크의 책에 메세지를 써서 나에게 기념으로 선물해주었다.
메세지는 나만 볼거니까 안찍었는데
목요일에 메세지를 적었는지
목요일에 오프였던 동료들은 당연히 또 메세지가 없다
따라서 목요일 금요일 오프였던 에릭은 기념 사진과 선물받은 책에 아무 흔적으로도 남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잘됐어 꺼져
...............라고는 하지만 머리가 복잡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이 끝난건 시원하고 그런데
그 일 때문에 답답함...
어차피 난 목금 이틀 남아서 수요일에 내가 퇴근할때 다른 동료들에게 '내일 봐' 하고 인사했는데
지도 덩달아서 '내일 봐'하고 인사하던ㅋㅋㅋㅋㅋㅋㅋㅋ
야 너 목금토 오프라 나랑 오늘이 끝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끝까지 개새기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턴 마지막날을 앞둔 목요일에
내가 인턴을 여기서 할수 있게 도와준 ㄴ상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6개월이 진짜 빨리 가네요'라고 하자
ㄴ상이 ㅋㅋㅋㅋ 처음엔 내가 사실 걱정됐다고 한다.
자세한 이유는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덩치도 쪼꼬만게
(사실 우리 레스토랑 말고 호텔 전 주방을 통틀어 나보다 덩치 작은 사람은 1명밖에 없다)그리고 요리도 학교에서 배운게 전부인 내가 잘할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던 모양이다.ㅋㅋㅋ
하지만 ㄴ상이 내가 생각보다 강한 애였다며 이젠 걱정도 안하고 나를 믿는다고 말했다..
요즘 파리 메트로 12호선 아상블레 나시오날(프랑스 국회)역이 공사한다고 폐쇄되어서 그 역에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출근할때는 그 전 역인 솔페리노 역에서
'아상블레 나시오날 역에서 정차하지 않으니 다음 정차역은 콩코드 역'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는데
금요일에 마지막으로 출근하는데 그 방송을 들으니
이 방송을 들으며 출근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울컥했다
그렇게 출근해서 마지막날을 끝내고 나니 만감이 교차해서
내 머리속은 카오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둬서 다행이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