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
영국 Violet 매거진 2016년 가을 호에 커버스토리로 실린 에바언니 인터뷰 번역이다.
인터뷰가 너무 길어서 상 하편으로 나눈다
자세한건 접은 글에 :3
주의) 이 블로그 외
그 어느 곳으로도 퍼가지 마세요
To the Queen of Hearts
사진 Yelena Yemchuk
스타일링 Leith Clark
인터뷰 Stephanie LaCava
스테파니 라카바(이하 Q): 당신은 지금 파리에 있는 건가?
에바 그린(이하 A): 그렇다. 친구를 만나러 왔다. 우리 어머니가 파리와 노르망디를 오가면서 지내시고 있어서, 때때로 내가 노르망디로 가서 엄마와 함께 지내곤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난 런던에서 지낸다.
Q: 나는 당신이 프랑스에서 자랄 때 영어로 수업하는 학교에 다녔다고 들었다. 어떤 학교에 다녔나?
A: 16살이 될 때까지 나는 미국식 시스템을 도입한 학교에 다녔다. 그러다가 그 후에 생-클루에 있는 아메리칸 스쿨(역주: American School of Paris, 이하 ASP)에 갔다.
Q: 아하, 나는 파리 교외에 살면서 국제 학교를 다녔는데, 고등학교 갈 때가 되니 주변 친구들이 모두 다 그 학교에 갔다. 어쨌든 내가 그 점에 대해 물어보는 이유는, '제 3세계 문화에서 자란 아이(원문: Third culture kid)'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그 경험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창조적인 사람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점이었다. 이 단어(Third culture kid)가 당신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나같은 경우에는 내가 언제나 약간 부적절하게, 발음을 이상하고 웃기게 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데.
A: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우리 아버지는 스웨덴 사람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는 스웨덴 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어쨌든 내가 프랑스에서 자랄 때 나는 거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항상 점수에 관한 것만 이야기했고, 스스로가 한 인간으로서 성장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질식할 것만 같았다.
내가 16살이 되었을 때 난 어머니에게 말했다. '나 더이상 학교에 못 갈거 같아'. 어머니는 내 말을 듣고도 놀라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내가 그 때까지 아주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난 그저 이 환경을 즐기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 때 나는 아메리칸 스쿨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그 학교를 발견한 것은 정말 축복과도 같은 일이었다. 난 그 학교를 너무나 좋아했다. 학교에는 정말 거대한 정원이 있었고, 믿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게 힘들었지만, 재밌기도 했다. 열 여섯 살이 되어서야 나는 내 삶이 진짜로 시작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 전에는 난 그저 미운 오리 새끼 같았다.
지금 나는 런던을 아주 사랑한다. 내가 파리에 있을 때는, 난 마치 아기 같아진다. 어머니는 나에게 이거 해 저거 해 라고 하시고, 나는 내가 프렌치라고 느끼지 못한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난 아마 달에서 왔을지도 모르지.
Q: 당신의 어머니가 미국 언론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지만, 내가 내 프랑스 친구들에게 당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그들은 당신의 어머니가 누군지도 바로 알고 있었다. 당신과 어머니의 관계는 어땠나? 내가 듣기로는 당신 어머니는 당신과 쌍둥이 여동생을 기르기 위해 영화도 그만두고, 당신이 '몽상가들'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반대했다고도 하던데.
A: 어머니는 프랑스에서 거의 우상과도 같은 존재다. 내가 학교를 졸업하고 연극 무대에 서기 시작했을 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었다. '당연히 쟤는 쉽게 배역을 따내겠지'라는... 내 머리 속에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는 컴플렉스같은게 있었고, 그래서 나는 런던으로 가서 웨버 더글라스(역주: 웨버 더글라스 아카데미) 스쿨에서 하는 워크샵을 들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연기가 하고 싶니? 그럼 해'라고 하셨고 나는 그때 거짓말을 했다. 처음에 말한 컴플렉스 때문에 나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베르톨루치의 엄청난 팬이었다. 나는 정말 큰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포스터를 갖고 있었고 어머니는 내가 그를 감독으로서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계셨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리아 슈나이더의 일을 기억한다. 그래서 일이 좀 복잡해졌는데... 당연히 어머니는 어머니로서 나에 대해 걱정하셨고 촬영장에도 오셨었다. 우리 어머니는 정말 환상적인 사람이시고 이 비즈니스계가 얼마나 힘든 지도 알고 계신다.
Q: 어머니가 지금까지 당신에게 준 최고의 충고는 무엇인가?
A: 어머니는 항상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넌 왜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하니?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이 백 번 맞다. 그 말이 맞지만 그 말을 들어도 그 후에는 똑같다. 그 말을 명심해야 하는데. 그리고 그 말이 맞다는 걸 느낄 때가 꼭 있다.
어머니는 언제나 '네 삶을 즐겨. 그냥 네 삶을 살아. 인생은 짧단다' 라고만 말씀하신다. 클리셰같은 이야기지만 그건 사실이다. 나는 지나치게 걱정이 많다.
Q: '몽상가들'을 찍으면서 느꼈던 감정 중에,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있나? 아니면 지금까지 쭉 말하고 싶었던 건 없었나?
A: 처음엔 무서웠다. 지금은 그 때(몽상가들을 촬영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12년 전이었나? 그건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물론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초조했다. 난 정말 수줍음이 많았고 나는 십대 때 사춘기 문제를 심하게 겪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냥 '다른 배우들과 시간을 보내고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는거야' 라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했다.
베르나르도(베르톨루치)와 함께 일하는 건 쉬웠고 마치 내가 가진 최고의 기억처럼 꿈같고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튕기며) 이렇게 쉽게 그때로 돌아갔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다. 나는 응석받이가 되었고 모든 것들이 너무나 완벽했다. 그런데 영화가 공개되자마자 모든 사람이 나의 몸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 그건 내 첫 영화였고 나는 '이 영화에는 내 몸 말고도 다른 이야기도 있어. 그건 사랑 이야기야. 그런 표면적인 내용(역주: 에바의 몸)보다 더 깊은 내용이라고.' 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건 ('몽상가들' 촬영) 나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Q: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 속의 누드 장면에 대해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성을 드러내는 사람에 대해 한 쪽으로 치우친 시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 요소가 앞으로의 당신의 커리어 내내 당신을 따라다닐 거라고 생각하고, 그건 정말 좌절감을 주는 일일 것이다. 어려움 없이 자신의 몸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을 표현하고 또 원하는 바를 표현하기 위해 성적인 요소를 사용하는 여성 아티스트에 대해 그 아티스트의 본래 의도를 알려고 하지 않고 단지 외적인 요소들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배우를 정해진 틀에만 가두고 한가지로 정해진 이미지로만 소비한다. 나는 언론도 당신이 맡은 초자연적이거나 마녀로서의 역할만 나열하고 약간의 문화적인 요소를 넣어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얘는 어두워! 얘는 고딕 스타일이야!' 나는 실제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역주: 배우를 틀에 넣고 한가지 이미지로만 소비하는 것)이 억압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A: 전적으로 당신 말이 맞다. 사람들은 배우들을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로만 생각하고, 기자들도 나에 대해 '그녀는 어둡고 섹시하다' 이렇게만 말한다. 정말 짜증이 난다. 그가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최근 내가 한 인터뷰에서 기자(역주: 주어는 He, 남자였다)가 '당신은 언제나 강인한 여성만 연기하는데.. 그런데 당신은 실제로 좋은(원문: nice) 사람이군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난 이런 반응이었다: '그렇군요. 그래서 당신은 내가 실제로도 나쁜 년(원문: bitch)에 팜므 파탈이라고 생각했나 보네요. 그건 환상일 뿐인데.'
아, 그리고 초자연적이라는건, 항상 나에게 따라오는 이야기이다. 당연히 나도 다양한 역을 연기하고 싶다. 나는 남들과 다르고 보통과는 다른 사람에게 애정이 있고, 그런 사람들을 골라서 연기하다 보면 결국 언론을 상대하는 기자회견에서는 모든 기자들이 '당신은 왜 초자연적이고 팜므 파탈만 연기하는 거죠? 어둡다는 것(원문: darkness), 그게 뭔가요?' 라고 묻는다. 그건 사실이다. 나는 검은 옷을 자주 입고, 레깅스도 검은 색에 머리도 검은 색으로 염색한다. 이제 됐죠? 당신이 물은게 그거 맞나요? 사람들은 (실제와는 상관없이) 그저 당신이 그들이 원하는 그 '무언가'이길 바라는 것뿐이다.
Q: 심지어 역사적으로도 마녀라는 것은 성(원문: sexuality)을 설명하기 위한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에바 그린, 어두운 팜므 파탈'이라고 하는 것이 그 대상을 더 깊게 탐구하는 것 보다 쉬운 일일 것이다.
A: '어둡다는 것'- 도대체 그게 뭘 의미하는 건가? 나는 사람들이 '어둡다'라고 말할때 그게 뭔가 복잡하고 난해한, 어려운 무언가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역주: 에바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실제로 타인들의 생각은 그렇지 않았다라는 의미인듯)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테이블 아래로는 포크로 손 등을 찌르며 테이블 위로는 겉으로 활기차게 보일 수 있는지 배웠다'. 그게 내가 인터뷰에서 많이 하는 행동이다.
Q: 그런 점에서, 당신이 팀 버튼의 영화 '다크 섀도우'를 한 건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내숭쟁이처럼 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걸 주는 것. 그건 언론이 당신에게 관심을 주고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언론이 하게 만드는 똑똑한 일이기도 하다. 배역을 고르는 것에 대해서 말하자면, (배역을 고르는 것에 있어) 당신의 기준은 뭔가? 그냥 본능과도 같은 직감에 따르나?
A: 나는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나는 내 에이전트의 큰 골칫거리이다. 나는 그 역할과 교감을 할수 있어야하고 내가 그 역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물론 감독이 누구인지도 중요하고, 그 작품에 어떤 사람들이 함께 나와 출연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역할이 여러가지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어야한다.
Q: 그 배역이 치밀하고 다양한 면이 있고, 또 다양한 일들을 겪는 캐릭터여야 한다는 것. 초자연 적인 힘을 지니는 것이라든지, 죽음을 경험한다든지. 이제 이해가 됐다.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이 멋지다고 생각할 만한 결정을 내린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그 전까진 당신이 잘 몰랐지만, 그 사람이 한 '거절'때문에 알게 된 사람 말이다. 왜냐면, 나에게는 아티스트로서 '거절'이란 것이 '수락'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과 라스 폰 트리에 사이의 일화를 읽었고 그 일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여자로서 우리는 자주 누군가와 적이 되지 말고, 드세게 행동하지 말고, 스스로를 물의 흐름에 맡긴 것 처럼 행동하라는 말을 듣는다. 나는 그 말을 듣고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물의를 일으키려고 하는 질문이 아니라, 진지한 궁금함이다. 당신이 라스 폰 트리에와 함께 일하고 싶어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A: 내가 촬영 때문에 아일랜드에 있었을 때 그가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내가 덴마크로 가서 그를 만났다. 아마도 그가 기분이 좋은 날에 만났던 것 같은데, 우리는 잘 지냈고 나는 그가 아주 쿨하고 차분하고 예민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천재였다.
나는 (상대방과)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협동해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나는 몇 개의 섹스 신에 대해 그와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간단한 장면이었는데, '이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란 질문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를 원치 않았다. 그건 정말 나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간다면 촬영이 제대로 잘 흘러가지 않을거라는 게 뻔했다. 또 '몽상가들'에서 내가 누드로 나온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나는 그 후로는 그런 작품을 자제하려고 했고, 또 감독을 비롯한 내 주위 사람들과 편안한 관계를 가지는 것이 아주 중요했다. 나는 한 배우가 아니라 감독의 꼭두각시가 되는게 몹시 싫다.
번역: 페레소녀
원 출처: Violet 매거진 2016년 가을호 (사진 포함)
출처: http://evalasting.tistory.com/1858
주의) 이 블로그 외
그 어느 곳으로도 퍼가지 마세요
후 중간에 밥먹고 놀고 이러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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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렇게 열심히 인터뷰 번역한거 되게 오랜만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2년 만인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속 노트북 보면서 번역만 하느라 목이랑 어깨가 아프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바이올렛 매거진 화보 뜬거 보고
언니가 이렇게 청순하게 화보를 찍다니 이건 앞으로 5년간은 없을 화보다 생각하고
지난달 중슨에 바로 잡지 공식 사이트에서 주문을 했더랬다.
그러고서 4일 전에 잡지가 도착했고 쭉 읽어보긴 했는데
번역은 오늘에서야 각잡고 했다.
너무 바빠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질할 시간도 엄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확히 말하자면 덕질할 시간은 있는데 포스팅할 시간이 없지(........)
그나저나 오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말론 브란도와 마리아 슈나이더의 강간 장면이
여배우와 협의 되지 않은 장면, 그러니까 실제 강간 장면이 맞다고 한게 큰 논란이 되던데
지금 생각하면 베르톨루치가 에바언니에 대해 한 말도 소름끼친다
so beautiful, it's indecent 라던 그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