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의 사진은
에바가 커버로 나온 스페인 보그 쥬얼리 에디션 커버
쥬얼리는 불가리, 블랙 드레스는 프라다
제목: 덕질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가
자세한 내용은 접은 글에
사건의 시작은 10월 8일로 거슬러 간다.
나는 그무렵
'프록시마 큰 스크린으로 못보면 나 10년은 앓아누울것 같아'
그 다음날은
'아니 20년은 앓아누울것 같아'
또 그 다음날은
'아니 30년'
또또 그 다음날은
'아니 40년'
또또또 그 다음날은
'아니 프록시마 큰 스크린으로 못보면 50년은 충분히 앓아 누울것 같아'
이러면서
가까운 아시아에서, 싱가폴이나 홍콩처럼 영어가 통하는 곳에서 프록시마를 상영하면
지금까지 부은 덕적금으로 외국에 가서라도 프록시마를 보겠다고 결심을 하고 있었다.
(간땡이가 좀만 더 부었으면 프록시마를 보러 프랑스에 갈지도 모르는 정신상태였다)
그러던 그날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에바 이름으로 해쉬태그 검색을 하다가 본 글 중에,
타이완 에바 팬 계정이 올린 글이 하나 있었다.
11월에 있을 대만 금마장 영화제에서 프록시마가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될 것이라는 소식.
아닛?
대만?
타이완?
타이페이?
가깝좌나?
게다가 영화제라면 영자막의 가능성도?
내가 사는 대구에서 직항 비행기도 있는뒈?
이렇게 금마장 영화제 홈페이지에도...!!!
그리하여 검색을 해본 결과
영화제 기간은 11월 7~24일, 상영 스케줄 발표는 10월 중순, 티켓팅은 10월 27일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사실 상영스케줄 발표가 나야 비행기고 호텔이고 예약을 할것 같아서
일단 내가 있는 대구-타이페이 비행기 티켓 가격과 호텔 등등의 가격을 알아보고 상영 스케줄이 뜨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면서 나는 현생때문에 시간을 낼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금요일 밤에 출발해서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토요일일요일만 사용가능한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제발 프록시마 상영 중 한번은 토일 둘중 하나에 걸려라 하고 기도했다.
그리고 같이 동업을 하는 부모님께는 일단 비밀로 하고
답답해서 잠깐이라도 여행을 가고 싶다며
이러다가는 짐싸들고 바로 공항가서 뱅기타고 어디 다녀올지도 모른다고 미리 밑밥을 깔아놓았다.(그렇다 난 불효자식후레자식이다
그 와중에 나의 덕질 인생의 대부분을 알고 있는, 18년 지기 친구 김양에게
'너님 나랑 같이 대만 가쉴?'이라고 오퍼를 했는데
사연을 들은 김양이 농반진반으로
'니가 프록시마 티켓 사주면' 이라고 했고
나는 충분히 그럴 용의가 있었기 때문에
김양은 나에게 머리채를 잡혀 나의 금마장 영화제 원정팟 파티원이 되었다(
그리고 금마장 영화제 프로그램 페이지에
'비 영어권 영화는 중국어와 영어자막 둘다 제공됨'
이라고 나와있었고
나는 더욱더 프록시마를 보기위한 대만 행을 확고히 결심하게 되었다.
그 후에 그 문장이 날 며칠간 엿멕일 줄은 상상도 못했지만 일단 패스(
그리고 16일에 금마장 영화제 상영 스케줄이 발표가 되었고
프록시마는 11월 21일과 24일 각 한번씩 총 두번의 상영이 예정되어 있었다.
마침 24일은 일요일이라 친구 김양과 나는
'얔ㅋㅋㅋ어쩜 이러냨ㅋㅋㅋㅋㅋㅋ'라며 그날 하루동안 타이페이행 비행기와 호텔을 모두 예약했다.
그런데 일요일 상영이라는 기쁨에 젖어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상영스케줄과 함께 업데된 프록시마 작품 소개란에
'영어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비영어권 작품'이라고 따로 표시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저 ▲표시가... 날 엿멕였서....... .
그걸 나는 비행기와 호텔 모두 예약한 그 다음날에 알게 되었고
나는 굉장한 그로기 상태에 빠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ns에서 계속 가오나시 소리 아...ㅇ ㅏ............a ㅏ........이러고 있었다.
프록시마에 영어 불어 독어 러시아어 나오는데
난 영어빼면 고자에 불어는 유딩수준에
한자는 내 이름 석자밖에 쓸줄모르니 당연히 중국어 자막은 하나도 모르고....
그와중에 그런 나를 본 사람들은
'그래도 페소님 에바 얼굴만이라도 보러 대만 가실거자나요' 라고 하며
아무도 날 걱정해주지 않았다(오열
사실 지금 하고 있는 가게 옮기면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지 생각을 해보려고
나는 타이페이에 가면 영화 외에도 거기에서 핫하다는 카페를 가보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건 당연히 부수적인 목적이었고
ㅋㅋㅋㅋㅋㅋ제일 큰 목적이었던 프록시마 관람이 제대로 되지 않을 위기에 처해서 굉장히 넋이 나가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며칠후, 영자막없음 쇼크가 계속되던 지난주 어느날
그런 나를 sns에서 지켜보던 친구 김양이
'너 나 아니었으면 벌써 대만행 비행기 취소했지?'
라고 묻기에 나는 그렇다라고 했고(....
김양은 '그냥 영자막 진짜 없냐고 문의 메일이라도 보내보는게 어때' 라며 나에게 말했다.
그날 밤 나는 금마장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문의 메일 주소로
'안이 니들이 비영어권 영화는 영자막 있대서 내가 한국에서 이 영화하나보려고 대만까지 가는데 어떻게 영자막이 없을수 있어 비영어권 영화는 영자막 있다매 첨부터 그런말 하지말지 엉엉 해명해(짝) 해명해(짝)'
이라는 요지의 눈물의 읍소 메일을 보냈는데
그 다음날 오후 답 메일이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이 시벌 이렇게 사람을 들었다놨다하네 진짜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쎼쎼 워아이니 타이완
일단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금마장 영화제와 우리나라의 그래24와 인터파크 등에 해당하는 대만 티켓 예매사이트에도 가입했다.
그와중에 대만 티켓 예매사이트는 여권번호도 입력하라고 하고
외국 주소면 스크롤바에서 'overseas'를 선택하고 주소를 입력하래서 했더니
'삐빅 알파벳 70자 이상은 안됩니다' 라고 떠서 몇번을 고쳤는데
그 아래에 있는 문구 하나
''overseas'라고 선택하면 자동으로 티켓 현장 수령으로 분류됨 ㄳ'
이렇게 나와서 김새버림
아 시벌 그런건 위에 적어주란 말이야
그래서 날림으로 주소 쓰고 가입함
한편 친구 김양은 나의 기분 업앤다운과 그로기상태를 보면서
'너 티켓팅 실패하면 정말 회복 불가능일거 같으니까 티켓팅도 나랑 같이하자' 라고 제안했다
아 이런 참된 친구 진실된 친구라니(오열
그리하여 나와 김양은 프록시마가 상영될 영화관 좌석배치도를 보며
'서로가 같은 자리를 놓고 예매하다 둘다 이선좌 어택을 받는'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제일 괜찮아보이는 열을 정해 그 열 중앙을 중심으로
김양은 좌측 나는 우측 자리를 예매하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상황이 마냥 웃겼다 ㅋㅋㅋㅋㅋㅋ하지만 우린 진지했다구
27일부터 11월 6일까지의 온라인 예매는 얼리버드라 티켓 1장에 190 대만달러
우리돈으로 7300원정도?
그리고 5일 후인 어제 27일 드디어 대망의 티켓팅날..
정말 전직장들 면접볼때도 이렇게 긴장하지는 않았는데
어제는 너무 긴장해서 가만히 있는데 손발에 땀이 다 나고
어제 새벽에는 티켓팅하는 꿈까지 꿀 정도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티켓 예매 사이트 오픈은 대만 시각으로 27일 13시.
한국 시각으로는 14시.
모든 준비를 마치고 1시 10분 부터 컴 앞에 앉아있었는데
와 시간 진짜 안가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티켓 예매 사이트는 예매 시작 시간이 몇시간 몇분 몇초가 남았는지 나오는데 ㅋㅋㅋ
60초 남았을 시점부터 계속 새로고침 누르고 있다가
3초남았을때 3초동안 심호흡하고 티켓 예매창을 PO클릭WER 했다 ㅋㅋㅋㅋ
그런데 ㅋㅋㅋㅋ 나랑 친구가 노리던 좌석은 ㅋㅋㅋㅋㅋ
그 열 모두가 이미 예매된 자리라고 뜨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3초간 당황하고 그 뒷줄 중앙 자리를 눌렀는데
아 이선좌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그 우측 두자리를 클릭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매성공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매사이트 오픈 2분만에 완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생에 가장 긴 2분이었다...
그런데 같이 티켓팅한 친구도 우리가 노린 자리가 전체 열이 모두 이미 예매됐다고 떴다고 하는걸 보면 거긴 장애인석인가 시펐는데
어쨌든 성공해서 다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헛웃음이 난다
덕질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하는가 하는 원론적 의문에 빠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다
내가 시네필이라서가 아니고
한국에 개봉할 영화를 안찍는 에바 그린 때문이다....
아래는 프록시마 새 스틸컷.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부모님한테
'나 다음달에 친구 **이랑 대만가'
이랬더니
엄마는 '이게 미쳤나' 한 마디만 하시고는
언제갔다 언제오냐고 하셔서ㅋㅋㅋ
22일 밤에 갔다가 25일 새벽에 오는 미친 스케줄이라고 하니
엄마도 넘 어이없어서 헛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걸로 마무리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를 미친년처럼 살았더니 이젠 부모님도 포기하심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영화 하나 보는게 주 목적이라는건 말안했다(
PS 이 글 맨 위에 올린,
에바가 커버로 나온 스페인 보그 쥬얼리 판
나 저것도 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베이.컴에서 샀는데
잡지 가격이 13유로인데 배송비가 25유로라서
뭐이시벌?하고
3초후 결제함(
그런데 셀러가
'생각보다 무게가 덜 나와서 배송비가 덜들어서 부분 환불해줄게'
하고 10유로 환불해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므조타..........
마지막 짤도 저 보그 쥬얼리 화보에서 나온건데 넘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