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웹툰을 보시는데 최근 연재 분에서 여자 조연 캐릭터가 너무 답답하고 힘드니까 가슴을 치면서 슬퍼하는 장면이 있었다, 사람들이 보통 분노를 표현할때는 뭘 집어 던지거나 찢거나 소리를 지르는 식으로 많이 표현하는데 그분은 가슴을 치는 타입이라서 그분에겐 그 웹툰에서 나온, 조연 캐릭의 가슴을 치면서 슬퍼하는 행동이 이어지는 손목 긋는 장면 보다도 오히려 와닿더라, 인간의 인생을 불타 사라지는 사람과 말라죽는 사람으로 구분한다고 한다면 말라죽는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라고 개인 블로그에 쓰셨다 그 글을 보고 나는
- 저는 답답하면 울부짖으면서 가슴을 치면서 소리지르는데 이건 이도저도 아니고 뭘까요?ㅋㅋ 역시 어중간한 인생
이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N님께서
- 페소님 정도면 나름 컬러가 확실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 본인 느끼시는건 또 다른듯?
이라고 하셨더랬다.
내 지인분께서 말씀하신 컬러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대강 짐작이 간다. 유추하자면 자기 캐릭터가 확실하고 자아가 강하며, 튀는 성격이다 이런 것일...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중간한 인생'이라고 말한걸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저 댓글을 남길때 저 '어중간한 인생'이라고 말한 건 아마 그분이 말씀하신 컬러가 의미하는 캐릭터나 자아와는 다른 의미로 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자신이 답답할때 그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겠지만 내 스스로 '어중간한 인생'이라는 단어를 곱씹어보니 내가 의미한 그것은 감정표출 방법이나 자기표현에 대한 어중간함이 아니었다.
난 내 스스로가 굉장히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극단적인 인간이라는 걸 알고 또 그렇다고 인정한다.
나는 어릴적부터 갖고 싶은 물건이나 대상,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내가 정확히 원하는 그것이 아니라면 그 비슷한 것들은 다 필요없어, 내가 100% 원하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원하는 100% 그 자체를 필요로 해'
라고 말하는 아이였다. 물론 선물은 언제든지 두팔벌려 환영합니다 쿨럭
예시가 부적절하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정확히 다가올-_- 예를 들자면
내 주변 사람들이
- 요안 닮은 외국인 남친 사귀면 되잖아
라고 웃으면서 농을 걸면 나는
- 요안 그 자체가 아니라 요안을 그저 닮기만 한 사람이라면 난 그런 사람 필요하지 않아. 요안을 하나도 닮지 않고 공통점이 아예 하나도 없는 사람이면 몰라도 그저 닮기만 한 사람은 싫어
라고 대답하는-_- 그런... 성격이다.
그 대상이 사물이든, 지위든, 그게 무엇이든지 내가 100%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고, 원하는 것이 되지 못한 채 단지 그 비슷한 것을 갖고 또 그 비슷한 모습만이 된다면 그런 상황은 아예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한것이나 다름 없다고 여기는 성격이란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All or nothing. 중간이 없다-_-;
그런 참 더러운-_- 성격인 나는 (날 낳아주신 부모님 마저도 내 성격을 더럽다고 하신다-_ㅠ)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면 나는 상당히 권력지향적이기도 하고, 야망이 있는 사람이다. 또 한번 사는 인생 한번쯤 끗발나게 살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내 생각을 허영심이라 욕할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나는 내 이름만 대면 세계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아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혹자들은 그런 명예나 유명세가 다 덧없는 것이라고 공허한 것이라고 하지만 공허하고 아니고는 그걸 겪어본 사람 만이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조금 센 표현이긴 한데, 난 사람들이 자신이 겪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말할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나 스스로도 마찬가지다. 그런게 덧없는 것이다 공허한 것이다 라는건 그런 명예와 유명세를 가져본 사람만이 판단할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일단 내가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로 했다. 난 내가 그럴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또 결과가 어떻든 내가 책임을 지겠지. 내 인생이니까.
그리고 지금 내 나이 스물넷. 평균수명만 따지자면 아직 살 날이 50년은 충분히 남았지만 비율로 따지면 1/3이 지나간 것이다.
마침 그 당시에, 연말이 다가오고 새해가 되면 내가 20대 중반으로 들어선다는 사실에 경악한 나는 지금까지 해놓은게 무엇이 있나를 생각하고 있었고,
아예 아무것도 해놓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어중간한 상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야말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지인분의 댓글에서 말한 '어중간한 인생'이라는 표현은 어쩌면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이 가려 더 노력하지 않은 나를 향한 자기 비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새해부터 왜이러는 건지 ㅋㅋㅋ 내가 나에게 애정이 없다면 스스로가 하는 일 모두에 힘이 실릴수가 없는데.
+
내가 위에서 난 내 스스로가 굉장히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진, 극단적인 인간이라는 걸 알고 또 그렇다고 인정한다고 했는데
나의 극단적인 사고에 해당되지 않는, 아니 되도록이면 내가 나의 극단적인 사고를 적용하고 싶지 않은 한가지 예외 사항이 있다
사랑은, 절대 극단적으로, blind love는 하고 싶지 않다-_-
극단적인 사랑-_-이라고 하니 생각나는 몇몇 인물들이 있는데 일단 영국 소설중에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이라는 소설이 있지. 그중 9장에, 여주인공 캐서린 언쇼가 자신의 집 가정부 넬리에게 말하는, 이런 구절이 있다
「 꼭 짚어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당신이든 누구든 자기를 넘어선 삶이 있고, 또는 그런 삶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만약 내가 이 지상만의 것이어야 한다면 이 세상에 태어난 보람이 무엇일까? 이 세상에서 내게 큰 불행은 히스클리프의 불행이었어. 그리고 처음부터 나도 각자의 불행을 보고 느꼈어. 내가 이 세상에 살면서 무엇보다도 생각한 것은 히스클리프 자신이었단 말이야. 만약 모든 것이 없어져도 그만 남는다면 나는 역시 살아갈 거야. 그러나 모든 것이 남고 그가 없어진다면 이 우주는 아주 서먹해질 거야. 나는 그 일부분으로 생각되지도 않을 거야. 린튼에 대한 내 사랑은 숲의 잎사귀와 같아. 겨울이 되서 나무의 모습이 달라지듯이 세월이 흐르면 그것도 달라지리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어. 그러나 히스클리프에 대한 애정은 땅 밑에 있는 영원한 바위와 같아. 눈에 보이는 기쁨의 근원은 아니더라도 없어서는 안되는 거야. 넬리, 내가 바로 히스클리프야. 그는 언제까지나,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어. 나 자신이 반드시 나의 기쁨이 아닌 것처럼 그도 그저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내 자신으로서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그러니 다시는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하지마.」
내 생애에 저런 사랑을 아직 해보지는 못했고 앞으로도 할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 개인적으로는 <폭풍의 언덕>에서의 캐서린과 히스클리프 같이 미친듯한, blind love는 안하고 싶다-_-;
물론 우리 엄니와 아부지께서는 나보고
- 우리(이페소의 부모님)가 니가 사랑한다는 남자 반대한다고, 헤어지라고 니 다리 몽댕이 하나 부러뜨려서 집안에 가둬놔도 넌 니가 좋다는 남자랑 부모 버리고 야반도주할 년
이라고 하실만큼 나도 좀 저런, 한번 마음을 주면 완전 깊이 빠지는 경향이 있지만-_-, 나도 내가 저런 극단적인 경향이 있는건 인정하지만-_-; 세상엔 사랑보다도 더 중요한게 많다ㅡ.ㅡ
물론 사랑을 한번도 안해본 내가 이런 말 한다는게 웃기긴한데-_-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위험한 사람들이 로맨티스트들인건 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위해서, 사랑때문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그리고 그럴일은 없겠지만 ㅋㅋㅋ 설사 그 상대가 요안이라고 하더라도-_-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 어느 것이라도 할수 있다 내가 가진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떠날수 있다 그건 아닌거 같다
게다가 헌신하다 헌신짝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님... 난 운명따위 믿지않아 사랑따위 믿지 않아 로맨티시즘 우앙 껒<
이 세상 사람들이 지고지순하고 애절한 사랑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그런 사랑이 아름답다 멋지다를 떠나서 나는 그런 사랑이 드물기 때문이라고, 희소가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지고지순한 헌신적인 사랑이 흔하디 흔할 정도로 많았다면 사람들이 그에 열광하지 않겠지.
그런 사랑은 적어도 나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말임... 내가 너무 건조한가 ㅋㅋㅋㅋㅋ
그래도 <폭풍의 언덕>의 캐서린도 히스클리프 대신에 에드거랑 '현실적인' 결혼을 했으니까 ㅡ.ㅡ
뭐 난 결혼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_- 연애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그러니 돈을 벌어 골드미스가 됩시다 <뜬금없는 결론
+
어쨌든 오늘의 춪현 곡은 프랑스 코르시카 출신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페트루 구엘푸치Petru Guelfucci의 '코르시카Corsica'
첼로인지 코르시카 전통 현악기인지 다른 악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중저음의 악기 소리와 피아노 그리고 보컬의 발성과 목소리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제목이 '코르시카'인걸 보니까 코르시카 섬의 아름다움이나 코르시카 사람들, 아니면 그들의 정서나 역사 이런걸 노래하는거 같아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서 가사를 찾아봤더니 가사가 코르시카 어 더라고요 ㅋㅋ 번역기 돌려도 해석 불가능 ㅋㅋㅋㅋㅋㅋㅋ
위키를 찾아보니 저 곡이 속해있던 앨범의 수록곡 대부분이 코르시카의 문화와 아름다움을 주제로 하고있고 모든 곡이 코르시카 전통/지역 스타일을 띄고 있다 라고 하네여.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 메인 보컬같은 창법이 좋습니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심연의 어딘가에서 부터 소리를 끌어올려서 지르는것같은...
그와중에 요안은 토요일의 쿠프 드 프랑스 64강전 카엥과의 경기에 안나오는듯. 리옹 티비 경기 전 프로그램보니 위장 문제를 때문에 요안을 경기에 내보낼수 없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에라이 구요안 진짜 치질이나 걸려버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