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친구랑 동네 도서관에서 만나서 공부를 했다.
일요일에 토익시험을 치는 그 친구는 영어공부를, 나는 불어공부를 했는데
동사변화 책(불어에는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단어 동사 변화만 따로 실은 책도 나오더라 흠좀무)을 갖고
현재, 단순 과거, 단순 미래, 복합 과거, 반과거 등등의 동사 변화를 외우고 동사 외의 다른 단어들도 좀 외웠다.
2월도 다 가고 내가 프랑스 워홀을 가겠다고 결심한 시기를 딱 반년 앞두게 되서
요즘은 불어때문에 프랑스 가서 제대로 살아남을수 있을지 걱정이 되서 잠이 안온다.
공부하러 가는것도 그렇지만 이번엔 워홀로 가는거라 언어가 더욱더 정말 너무너무 중요한데
듣기 쓰기 읽기는 내가 얼마든지 혼자 할수 있다 쳐도 제일 중요한 말하기를 하려면 발음이 중요한데
발음 익히기가 너무 힘들어서 불어만 생각하면 진짜 눈물이 줄줄 흐를 지경이다.
어느 분은 그렇게 힘들면 학원을 가라고 하는데
나의 외국어공부에 대한 개똥철학은 학원은 어느정도 실력이 쌓였을때 가야 최고의 효과를 볼수 있다는 것인데
아직은 그정도가 아니고, 또 대구엔 마땅한 불어 학원이 잘 없어서 내키지 않는다.
불어 수업있는 어학원이 두군데 있는데 작년 여름에 수업을 들으려고 알아보니 수업내용은 둘째치고 시간도 안맞을 때도 있었고.
막 그렇게 혼자서 삽질하고 걱정되서 질질 울고 하다가
내가 리옹에 갔을때 쓴 일기장을 무심코 읽어봤다.
일기 내용을 찬찬히 보니까 손발이 순간 저 4차원의 세계로 사라진 기분이었다.
분명히 나는 그때 일기장에
-내가 할수 있는걸 다 했으니 이제 탈덕할수 있을거 같음. 이제 하고 싶어도 할수 있는것 자체가 더이상 없음
이라고 썼는데...
그런데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있는거지
내 안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가 쉴 곳 읎네 여긴 어디 난 누구
내가 며칠전에 온라인으로
- 여러분 저는 축구 선수 한명이 그렇게 좋아서 학업을 중단하고 프랑스 워홀까지 가는 그런 녀자 아닙니다 아니에영
이렇게 말을 했더니 ㅋㅋㅋ
아는 분들이
- 아니에요?
- 그럴리가
- 페소님 구요안이 후렌치라 프랑스 워홀도 계획중이시라니 킁킁 어디서 냄새 안나요? 덕내가 타고 있잖아요 킁킁
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내가 워홀가도 리옹에서 살게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시마다 다 장단이 있긴 한데 대도시는 생활비가 비교적 많이 들어서...
게다가 다음 시즌에도 구요안이 리옹에서 뛸거란 보장도 없는데.
어쨌든 망고를 좋아하기 전까지는
고딩때 제2외국어로 불어 2년하고 손 놓은 후에 불어 자체를 다시 공부하게 될거라는 상상도 못했고
프랑스도 워홀 제도가 있다는것도 솔직히 모르고 있었는데
진짜 난 내 스스로를 아주 잘 괴롭히는거 같다 그깟 공놀이하는 놈이 뭐가 대수라고
솔직히 내 안위를 위해서는 불어 공부할 시간에 중국어 공부하는게 배 낫지
내가 프랑스 워홀 갈래 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어떤 하나를 좋아하면 화르륵 순식간에 타오르지만 싫증도 잘내는 내가 작년 여름부터 조금씩이지만 불어 공부를 계속 하니까
어무니께서는 사실은 니가 혼자 비용을 마련해서 프랑스 간다고 하니까 기특하기도 하고 그렇다 라고 하시긴 하지만
동기가 불순하다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인데
근데 노래 가사 중에 이런 대목이 있지
머리론 알겠는데 가슴은 왜 제맘대론지
솔직히 내가 앞으로 구요안이 좋아서 또 뭘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상의 이 싯구 처럼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내가 구요안 너를 좀 덜 좋아할수 없다면
나 혼자서 죽어라 삽질해도 (제가 100%햄뽁을순 없겠지만) 구요안 니가 내내 어여쁘고 잘나고 잘나가서
그래도 조금 더 기쁘게 삽질할수 있도록 나를 좀 도와주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흑흑.
아오 이제 망고를 좀 덜 좋아하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내 애정은 망고에게 전해지지는 않을테니 내가 좋아하는건 내 맘대로 지금같이 무섭게-_- 좋아해도 상관없는데
이 애정때문에 도대체 내가 무엇을 할지 또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힐지 그걸 몰라서
내 스스로가 무섭다 ㅋㅋㅋㅋ
그래서 망고를 좀 덜 좋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