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 아이고 삭신이야
며칠전부터 우리 미디어부서 매니저가 '경기날 그 다음날은 안바쁘니까 그날 다들 만나서 맥주나 한잔 하지'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14일이 그단스크에서 열리는 두번째 경기날 이었고
15일에 갑자기 페북+이메일로 매니저가 애들을 급 소집했다.
20시 30분에 그단스크 구시가지의 펍에서 보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날 쉬고 싶었는데.... 흑 어쨌든 나갔다.
그리고 그단스크 구시가에서 나름 오래됬고 나름 유명하다는 펍에서 만나서 다들 술한잔 하면서 잉글-스웨덴 전을 봤는데
문제는 애들이 11시쯤에 클럽에 가자고 했고
또 그와중에 매니저가 노희들 클럽 공짜입장 신공을 써서 클럽에 놀러갔다.
게다가 매니저가 보드카 큰거 두병을 사와서 봉사자들을 먹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아저씨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보드카 마시는게 아니었어...
깔끔하게 맥주 한병만 마시고 끝낼걸 보드카를 석잔이나 원샷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했어요.
게다가 큰 머리핀으로 올림머리하고 있었는데
춤추다가 누가 뒤에서 내 머리핀을 빼서 머리를 풀러서 산발이 됬다.
알고보니 내 머리핀 뺀건 매니저에 머리끝을 푼건 다른 여자 봉사자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머리를 다시 묶어 올리려다가
여자애들이 니 헤어 뷰리풀 하다고, 앞으로도 풀고다녀라고 뽐뿌질하는 바람에
재킷 주머니에 머리핀 넣어놓고 춤췄는데
중간에 더워서 재킷 벗어놨는데 그사이에 머리핀을 잃어버렸......
그런데 그게 리옹에서 기념품으로 산 머리핀이었다는게 함정...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야이 매니저 너님 좋게봤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산발로 춤추다가
같은 동료인 이탈리안 가이에게 춤 잘춘다고 너 이탈리안이라고 이런 소리듣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하세요 순식간에 강제국적변경한 이페소입니다
안녕하세요 나 이탈리아 여자에요 본 조르노 쏘노 이딸리아나 봉쥬르 즈 쉬 이딸리엔(...)
그러다가 애들이 하나 둘 지쳐서 클럽에서 퇴갤하길래
다른 애들이랑 나도 나왔는데
분명 펍에 들어갈때 하늘이 이랬는데 클럽에서 나왔는데도 하늘 색이 똑같아
이말은?
우리가 노는 사이에 해가 졌다가 다시 떴다는 말..^.^
그렇다. 3시간을 술마시고 날짜바뀌고 5시간을 춤추고 놀고 술마셨다는 이야기다.
깨갱
여러분 젊을때 노세요
나이들면 노는것도 힘듬...
저 춤추다가 관절염걸리는줄 알았어여
그리고 숙소에 와보니 남은건 카메라 속의 엽사들뿐..
앞으로 자봉 근무날이 이제 4일 밖에 남지않았고 폴란드에서 떠날 날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에서 4년을 지내서 안그런것 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사실 날씨에 굉장히 영향을 받는 나인데
폴란드에 도착해서 처음에는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또 설상가상으로 말도 안통해서
(적어도 리옹 갔을때는 그래도 조금은 말이 통해서, 안내 표지판이라도 조금 읽을수 있어서 나름 맘 편하게 여행했던 거였다)
진짜 우울의 극치를 달리고 식욕도 떨어지고 그랬는데
(그래서 살이 좀 빠졌다. 한국에서 꽤 타이트하던 반팔 티가 지금은 보기 좋게 맞는다(....)
좀 살만하다고 느껴지니 떠나야할때가 다가오네
그리고 출국하기 직전에 BBC에서 나온 영상때문에 폴란드가 인종차별이 심한 곳 아니냐고 다들 걱정하던데
내가 지금까지 거의 3주를 있으면서 사람 많은곳에도 다니고
근무때문에 새벽 1, 2시에 들어오고 놀다가 새벽 5시에 들어오고 이래봤는데
나름 안전하고 내가 겪은 걸로는 인종차별같은거 전혀 없었다.
물론 유로 기간이라서 폴란드 정부측에서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도 맞겠지만,
사람들이 속으로는 무슨 생각 하는지 모르지만 일단은 사람들이 신경도 안쓰고 그냥 지나간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적어도 그단스크 이곳에는 비 백인이 정말 거의 없다.
영국에 있다가 여기오니 진짜 그렇다 ㅡ.ㅡ
그래서 동양인이나 흑인이 확실히 더 눈에 띄는건 맞을 거다...
그래도 여기 사람들은, 티나게 먼저 다가와서 친절을 베푸는건 아니지만
필요할때 친절하다. 은근하게ㅡ.ㅡ.ㅋㅋㅋㅋ
위에 썼던, 클럽에서 놀다가 새벽5시에 귀가하던 때에
같이 놀던 동료 봉사자(폴란드인 아님)랑 밤버스 막차타야되서 노선도를 보다가
내가 내려야하는 정류장 이름 옆에 NZ라는 약자가 있길래
둘이서 'what does NZ mean?'이라고 궁금해하는 혼잣말을 하니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보던 아가씨(학생으로 보였다. 블론드 미인은 아닌데 참하고 단아한 브루넷 아가씨였다)가
그건 승객이 벨을 눌러야 버스 기사가 정차한다는 의미라고 말해주었다.
사실 그 아가씨가 영어를 그렇게 잘한건 아닌데
더듬더듬하면서도 가르쳐주려는 마음씨가 너무 고맙고 예뻐보였다.
그리고 폴란드 물가 비교적 싸다.
특히 먹는거..
사실 다국적 기업의 제품들은 그다지 많이 싸진 않지만 그것들도 꽤 싸고
(내가 식사대용으로 매일 먹는, 다농에서 나온 480ml짜리 떠먹는 과일맛 요거트가 3.2즈워티, 우리나라 돈으로 1200원 정도? 이건 정말 싼 축일듯 ㅡ.ㅡ)
폴란드 국내 브랜드는 더 싼편이고...
교통비는.. 기차는 안타봐서 모르겟는데 트램이나 버스는 내가 사는 대구랑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유럽에는 대구에는 없는 1일권이 있징.... 다른 한국도시에는 1일권 있나 ㅡ.ㅡ?
그리고 패스트패션의 경우에는... 망고나 자라가 폴란드 국내 브랜드에 비해서 싼편이 아니다. ㅋㅋㅋㅋ
그단스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갈레리아 발팈ㅊ카(발음이 정말 이렇다 어떻게 표현할수가 없닼ㅋㅋ)에
망고 자라가 있어서 가봤는데 가격대가 영국이랑 별로 차이가 안나는듯?ㅋㅋㅋ
하지만 폴란드 국내 브랜드는 싸긴 싸다.
왜 생활정보글을 쓰고있지 ㅡ.ㅡ
그냥 그렇다구요.
여러분 일단 전 자러 갑니다 귿나잇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