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기념일인 7월 14일에 불꽃놀이 보러간 이야기...
7월 14일은 프랑스의 최대 국경일인 혁명기념일(바스티유 데이 또는 그냥 까또즈 쥐예Quatorze Juillet, 7월 14일 이라고만 부르기도 한다)이다
그래서 그걸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에서 13일과 14일에 많은 행사가 열리고
수도인 파리에서도 당연히 스케일이 큰 행사가 열리는데
그 중 하이라이트가
14일 오전에 개선문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내려가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프랑스 대통령도 참석하는 퍼레이드와
같은 날 밤에 에펠탑 앞 샹 드 마스Champs de Mars에서 열리는 Concert de Paris,
그리고 그에 이어지는 불꽃놀이이다
퍼레이드는 좀 보고싶긴 했는데
그 전날 저녁에 같은 학교 언니동생들이랑 술마시고 언니네 집에서 자고 아침 10시에 집에 오는 바람에 ㅋㅋㅋㅋ
당연히 오전 10시에 시작인 퍼레이드는 못감 ㅋㅋㅋㅋ
그리고 불꽃놀이도 원래 샹 드 마스에 안가고 에펠탑이 보이는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 애들이 뽐뿌넣길래
급하게 다른 일행들이랑 저녁 7시에 도착해서 자리 깔고 기다렸는데
콘서트 시설물 때문에 뷰가 별로 안좋았다 ㅋ...ㅋ.ㅋ.ㅋ.
좀 측면이기도 했고.
게다가 완전 뒷쪽엔 잔디밭인데
무대 앞과 중간까지는 그냥 흙바닥이라서 먼지가 아오 먼지가 ㅡㅡ)

저 멀리 보이는 세트가 콘서트 무대
이 콘서트를 위해 유명한 국외(프랑스 기준 국외) 음악가를 초대하기도 하던데
올해 출연진 중에 내가 아는 아티스트는 피아니스트 랑랑 뿐이었다 ㅋㅋㅋ
흑흑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 카운터 테너인 필립 자루스키가 나왔음 좋았을텐데
자루스키는 이미 2013년에 나와버렸어...
그리고 콘서트에 나오는 곡은 대부분 클래식, 뮤지컬 등등을 망라한 유명한 레파토리 들이다
어제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부터 오페라 나부코의 Va Pensiero나 투란도트의 Nessun Dorma 까지 다양했음
흑흑 콘서트 분위기는 이렇다
아래 영상은 2013년 바스티유 데이에 필립 자루스키가 Concert de Paris에 나와서
Les Feuilles Mortes(고엽)를 부른 영상

콘서트 마지막 곡인 라 마르세예즈가 나올때 삼색기 색의 조명이 비춰진 에펠탑
우리는 ㅋㅋㅋ 라 마르세예즈가 나올때
한 국가의 국가가 나올때는 일어서는게 예의라며 일어섰는데 ㅋㅋㅋ
(사실 라 마르세예즈가 끝나면 불꽃놀이 시작이기 때문에ㅋ..ㅋ.ㅋ.ㅋ......)
다른 사람들도 우루루 다 일어남 ㅋㅋㅋㅋ
뭐 프랑스 사람이면 라 마르세예즈 부르고 아니면 사진찍고 그랬다
이렇게....
이건 불꽃놀이의 시작
2015 2024 Bienvenue à Paris
숫자 2024는 왜 집어넣었나 했더니
파리 시가 2024 하계 올림픽 개최지 신청해서 그런거라고 ㅋㅋㅋ

사실 내가 찍은 사진이 다 망해서 그렇지
진짜 스케일도 크고 아름답긴 했다 ㅋㅋㅋ
파리 시민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세금이 터지고 있습니다<


이 불꽃놀이도 해마다 테마가 있다고 하는데
(작년엔 전쟁과 평화 였다고)
올해는 도데체 뭔 테마인지 감이 안오더라 ㅋㅋㅋㅋㅋ
아시아틱한 음악도 나오고 클럽 음악도 나오고 삼바 음악도 나옴 ㅋㅋㅋ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


불꽃놀이 중에 막 브금으로 영화 007 스카이폴의 주제가인 아델의 스카이폴이 나온 것도 찍었는데
유튜브에 올리니까 그 브금 저작권 문제 때문에 영상이 안보이는듯?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헉 다시 보니 내 목소리랑 같이간 일행 목소리도 녹음돼버렸넼ㅋㅋㅋㅋ마지막 피날레도 진짜 manifique한데 같은 문제로 ㅠㅠㅠㅠㅠㅠ
어쨌든 스카이폴 브금을 깔고 나온 불꽃놀이가 굉장히 마음에 들더라
정말 Skyfall이란 단어가 확 와닿는 불꽃놀이였음
근데 제일 프랑스 적인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
영국의 가장 유명한 브랜드 중 하나인 007 영화에 나온 영국 가수 아델의 곡이 웬 말이오
프랑스 자존심 진짜 센데 모지
어쨌든
이러고서 한 11시 30분 쯤 돼서 불꽃놀이가 끝났는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
집에 가는 길이 무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이디 가가 공연 스탠딩석도 이렇진 않았다는 제보가 있었다.
진짜 무슨 바디 체킹 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하철 탈 엄두가 안나더라 ㅋㅋㅋㅋㅋ
그리고 서양인 특유의 암내...
아 축구보러 축구장을 마지막으로 갔던 2년전 이후로 이런 후각 테러 처음이야
결국 에펠탑에서 우리 집이 있는 15구 남쪽 끝까지 2시간 가까이 걸어서 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나름... 그렇게라도 볼만한 행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10년치 불꽃놀이를 그 30분에 다 본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기에 파리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행사이다
물론 몇시간 동안의 기다림을 동반하지만 그건 본인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