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펙터를 보았다
원래 11일 개봉 당일에 보려고 했는데
토요일에 지인과 함께 보려고 미뤘다가 금요일 밤에 테러가 나는 바람에 토요일에 못보고
16일인 오늘에서야 봤다.

맨 뒤에서 두번째 줄에 앉았는데
영화관이 내가 간 곳은 뒤에 출입구가 있어서
괜히 무서워서 영화 시작하기 전에 성호긋고 기도함 ㅠㅠㅠ
테러리스트들 이 시방새드라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보기 전에 꼭 화장실 가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물 별로 안마셨는데 괜찮겠지 싶어서 그냥 자리에 앉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2:45분 시작이라던 영화에서 30분을 광고를 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다살다 영화 상영 전에 이렇게 오래 광고하는건 처음ㅋㅋㅋ
그래서 스펙터 시작하자 마자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다...
망....
어쨌든 보았다
그리고 든 생각들
1) 다니엘 크레이그는 깨끗해도 멋있지만 땟국물 좀 묻어야 더더더 멋있다 머슴간지
2) 레이프 파인즈도 좋더라
3) 레아 세이두는 연기를 떠나서 뭔가 그 뚱한 표정때문에 뭔가 이질적이었다
연기를 잘하는지 못하는진 난 모르겠지만 표정만 보면 이래도 뚱 저래도 뚱 같았음
4) 개연성과 이유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무책임한 연출속에서도 뭐 본드랑 마들렌이랑 폴링인럽 할수있다 쳐도
언제는 마들렌이 본드에게 나 한테 손대면 쥬겨버릴거라고 해놓고서
그뒤엔 갑자기 악당을 죽이고 나서 '우리 이제 뭐하져?' 하고 나서 바로 뜬금없이 이어지는 세수 장면같은데선 노어이
이사람들아 뭐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니들 목숨이 간당간당하다
5) 마지막에 본드가 마델린을 소리쳐서 부를땐 좀 애틋했다
6) 멕시코 시티에서의 오프닝 장면은 좋았다. 근데 모든 힘을 오프닝에 쏟아붓고 뒤에 힘빠진듯
7) 역시 나한텐 카지노 로얄이 최고야
그 외에도 할 말은 많다
스펙터라는 전세계급 조직의 모로코 지부가 그냥 시계폭탄 하나에 와장창창 연쇄 폭발이 되는 것도 웃겼고
집나간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왔네 이것처럼
본드는 악당이랑 ㅈㄴ 싸우는데 다치지도 않는다
게다가 드릴로 두개골 뚫리는데 그 뒤엔 아주 쌩쌩함 ㄷㄷㄷㄷㄷ
조난 비현실적
그리고 크리스토프 발츠라는 배우를 요따위로 밖에 못씀?
개인적인 원한에 쌓여서 복수할 일념 하나만으로 조직의 보오쓰가 된다 이건 그렇다쳐도
결말이 너무 찌질하자나ㅜㅜ
그리고 보오쓰가 넘 허무하게 죽다니
게다가 권총 몇발에 헬기가 추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이유를 이게 모두 이 영화가 본드가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라고 할거면 할말이 읎따
그리고 저기 닥터 마들렌 런던에 관광오셨쎄여?
지켜줄 사람도 없는데 본드랑 헤어지고 혼자 밤길 가면 어쩌겠다는거야 차라리 그 건물 안에 조용히 있든가
영화 보면서 "쟨 왜 또 혼자 가 왜' 이런 생각이 포풍처럼 들었다
하긴 인질로 잡혀야 스토리가 완성이 되겠지 하지만 물없이 고구마 100개 먹은것처럼 답답했다
여러모로 베스퍼 생각이 많이 드는 캐릭터였다...
기차칸에서의 장면은 말할것도 없고 (물론 본드와 베스퍼 간의 대화만큼 흥미로운 대화는 아니었지만)
본드의 목숨을 살려주는 것고 같았고
마들렌이 본드에게 킬러로서의 삶에 대해서 말하는 장면에서도
카지노 로얄에서 베스퍼가 본드에게 사람을 죽이는 일이 괴롭지 않느냐고 말하는 장면이 떠오르고
그 하이라이트는
본드가 미스터 화이트의 방에서 뭔가를 찾을때 발견한 '베스퍼 린드 심문(Vesper Lynd Interrogation')이라는 딱지가 붙은 비디오 ㅠㅠㅠㅠㅠ
카지노 로얄에서 본드가 르쉬프에게 비더고자 고문받을동안 베스퍼가 받은 심문 영상인듯 한데
ㅠㅠㅠㅠㅠㅠ왜 떡밥만 던지고 회수를 안하는거요 샘 멘데쓰으으으
본드베스퍼 라인을 좋아하는 나는 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떠나간 사람이라 이거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난 그 장면 보고 울뻔 했는데 본드는 그 비디오를 그냥 던져버리데?ㅠㅠㅠㅠㅠㅠㅠ
뭐 애초에 이안 플레밍 소설의 본드도 첫사랑 베스퍼를 제외하면 그냥 느글느글한 바람둥이였으니
그냥 이제 베스퍼를 잊었다고 생각....합시다 크흡
게다가 스펙터는 다니엘 본드 이전의 클래식 본드에 더 가깝다고 하니 더욱더..
어쨌든 그 순간 비디오를 나몰라라 던져버리는 본드를 보고
카지노 로얄에서의 베스퍼의 대사가 떠올랐다
(베스퍼와 본드가 베니스의 호텔 방에서 나누던 대사)
Bond: You stopped wearing the necklace.
Vesper: Yes. It was time.
Bond: Time enough to get over someone?
Vesper: To realize sometimes you can forget the past.
과거를 잊을수 있다고 깨닫는 것
그냥.. 007이 과거를 잊고
베스퍼를 위해 그러려고 했던 것 처럼
자신의 선택으로 총을 버리고 마들렌과 함께 떠났다고 생각하자...
끄으으응
난 다니엘 본드 이전의 007 영화를 안봐서 뭐라 하긴 힘들지만
다른거 다 양보하고 스펙터의 개연성 만큼은 시르망...
그리고 스펙터를 보는 에바 팬들에게 포인트
(스포일수도 있지만)
1) 오프닝 시퀀스
2) 본드가 MI6건물로 들어갔을때
카지노 로얄에서의 이 모습을 기억해두시라
그리고 추가로
좀 사심을 담아서 적어보자면
나는 본드베스퍼 라인으로서
스펙터의 결말 난 반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원하는 스토리는
어디에서 본 것 처럼
007이 마들렌도 잃고나서
MI6을 떠나지 못하고 007로서 살면서
미션이 없을땐 알콜에 빠져서 살다가
어느날 머니페니에게 '다른 생활을 좀 가져요'라고 까이고나서
홀애비처럼 쓸쓸하게 길을 걷는데
어떤 여자랑 마주치고 나서 보니 베스퍼가 살아있었다
모든 것은 본드가 007 때려치울까봐 걱정한 구 M의 위장이었던것
이렇게 본드의 삶은 또다시 태풍속으로 빨려들어가는데
투비컨티뉴드
이런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베스퍼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S: 스펙터 감독인 샘 멘데스와 각본가 중 한명인 존 로건이
페니 드레드풀에서는 각각 제작자와 각본가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니 드레드풀 시즌3이 걱정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개연성 부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