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에바 그린 Violet Magazine 인터뷰 (하)
이번주 일요일에 올렸던 인터뷰 번역에 이어지는 하편이다.
하편에는 에바언니의 아무말과 좀 더 사적인 이야기가 들어가있어서 좀 재밌음.
상편은 여기 http://evalasting.tistory.com/1858
(상편에서 이어짐)
Q: 여전히 연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나? 나는 당신이 영화 '프랭클린'에서 당신이 역할을 위해 직접 만든 짧은 영상들과 설치 비디오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그 영화도 아주 좋아한다.
A: 그 영화를 위해 설치 비디오와 트레이시 에민, 소피 칼에 대해 아주 많은 조사를 했었다. 난 괴짜이다. 나는 내 휴대폰에 사진을 모으는 것을 좋아하고 언제나 흑백으로 사진을 찍는다. 흑백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또 다른 차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또 나는 핀터레스트나 인터넷을 뒤져 기이하고 흥미로운 사진들, 명언들을 찾는 걸 좋아한다. 그 후에 그 명언들과 사진을 함께 모아 매일 친구들에게 하나씩 보낼거다. 친구들은 질려하겠지만 난 정말 그런 것들을 좋아한다.
이 점이 인터넷의 훌륭한 점 같다.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것. 난 그게(사진 찾기) 정말 좋다. 난 사진을 정말 좋아한다. 하지만 연출은 모르겠다. 감독을 하려면 자신감이 더 있어야 할것 같다.
Q: 몇 년 전에 내가 당신을 인터뷰했을 때 나는 책에 대해서 물었고, 당신은 한 독일 책에 대해서 말했다. 내가 그 책에 대해 아주 큰 흥미가 생겨서 바로 주문해서 읽고 싶어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쨌든 당신이 책 소개에 아주 매료되었는데, 지금은 어떤 책을 읽고 있나?
A: 지금은 미친 사람처럼 대본만 읽고 있다. 작가로는 클라리사 핀콜라 에스테스를 좋아하는데, 그녀는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자들'이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다른 책도 많이 썼고 그것을 자신의 목소리로 녹음도 한다. 그녀의 작품 중에는 우화들이나 동화들이 많은데, 아주 시적이고 나는 그녀의 목소리로 그 작품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뭔가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있고, 사람의 기분을 황홀하게 만든다. 아주 아름답다. 며칠 전에도 전혀 웃기지 않은 무언가를 하며 그녀의 작품을 들었는데,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Q: 그렇다면 케이트 잠브리노의 '그린 걸'이라는 엄청난 책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나? 아마도 당신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타인의) 시선과 소비지상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책인데, 당신 스스로의 외모나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과 관련해서,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내 어머니는 항상 내가 외모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하신다. 나는 내 머리카락을 관리하는데 최악이고, 나는 내 헤어드레서가 내 머리에 뭘 어떻게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는다. 외모 관리에 대해서는 난 말썽꾸러기 어린 아이같다. 정말 형편없다.
그리고 쇼핑을 갈 땐... 나는 터미네이터 같다. (터미네이터가 총을 쏘듯이 제스춰를 취하며) 빵! 빵! 빵! 아주 빠르게 10분만에 끝낸다. 나는 촬영을 위해 립스틱에서 헤어스타일까지 모든 것이 스타일링 되어있을 때를 제일 좋아한다. 왜냐면 나와 정말 거리가 먼 것들이기 때문이다.
Q: 당신이 존경하는, 당신보다 나이가 많은 여배우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흥미롭다. 왜냐면 당신에겐 당신 어머니가 있으니까....
A: 너무 많다. 나는 이자벨 아자니를 무척 좋아한다.
Q: '여왕 마고'는 모든 영화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다.
A: 나도 이 작품을 좋아한다. 그 외에는 '까미유 끌로델'. 내가 열 네살 쯤 됐을때 그 영화는 나에게 큰 영감을 줬다. 그녀는 자신의 역을 연기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쏟아부었고 그 영화는 사랑과 거부로 점철된 영화였다. 아마도 그녀(이자벨 아자니)는 이 비즈니스에서 일하기엔 너무나 예민한 사람인 것도 같고 나는 그런 점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그런 점(예민함)에 대해 스스럼없이 말하고 그 말에 한치의 거짓도 없다. 그녀는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그 점이 가장 감동적이었다.
Q: 그렇다면 이자벨 위페르는 어떤가?
A: 아주 열심히 일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실험적인 역할을 좋아한다는 점 때문에 나는 그녀를 정말 존경한다. 그녀는 아주 용기있고 열심히 일한다. 그녀는 아주 강한 사람이다.
Q: 당신은 언제 가장 행복한가?
A: 휴가를 가고 여행을 다닐 때. 나는 최근에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 혼자 여행을 다녀왔는데, 이번이 내가 처음으로 혼자 가본 여행이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멋졌고 아프리카와 사랑에 빠졌다. 5년 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갔을 때 싱지타라는 럭셔리 체인에서 머물렀는데, 탄자니아에도 그 체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에 나는 페니 드레드풀 촬영에 들어갔었고 그 작품은 어두운 분위기의 촬영이어서 나에게는 스스로에게 줄 보상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행을 예약했다. 여행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하고 아프리카에는 뭔가 마법과도 같은 풍경들이 있다. 나는 거기서 죽을 수도 있다. 정말 그 곳에는 신이 살 것 같다.
Q: 그 여행에 대해 더 말해줄 수 있나?
A: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같은 가이드와 함께 동행했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해서 매일 아침마다 우리는 최소 20킬로미터를 걸었다. 나는 걷는 걸 사랑한다. 아주 좋아한다. 걸어다닐 때는 그렇지 않을 때 보다 더 많은 것을 새롭게 다시 볼 수 있다. 지나가는 벌레도 다시 볼 수 있고 다른 것 들에 대한 더 많은 해답을 얻을 수도 있다. 그렇게 걷다 보면 마치 내 자신이 한 마리 불쌍한 영양처럼 느껴진다. 정체 모를 무언가가 내 위로 점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게 걷다 보면 해가 점점 뜨거워지고 그 때 사파리 용 차에 타서 더 먼 곳에 있는 자연을 보러 간다. 그리고 해가 지면 하늘에 별을 보며 가이드가 그 별들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내가 가이드랑 결혼한 것 같았다.(웃음)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주 단순한 일들이었지만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시간이었다. 마치 '일(촬영)에 하나도 신경 안써' 라는 기분?
당신은 평소에 아주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비즈니스에서는 내가 내일도 계속 일을 하고 있을지 아닐지 모르는 나날들이 계속된다. 일을 할 수 있더라도 그 망할 오디션도 봐야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내 안의 뭔가가 채워진 기분이었다. 어느 영매가 나에게 전생에 아프리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Q: 나도 혼자 여행하는 걸 무척 좋아한다. 혼자 여행하다 보면 타인에 대한 흥미가 다시 샘솟는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다시 좋아지기도 하고, (외부를 향한) 호기심이 다시 증가하고 또 새롭게 내 자신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A: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나는 타인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는데 그 여행에서는 가이드와 트래커 그리고 몇몇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잠도 오지 않을 정도로. 나는 정말 지독한 잠꾸러기이지만, 그곳에선....
Q: 당신은 잠에 들지 못할 때 뭘 하는가?
A: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컴퓨터를 켠다. 그러면서 내적 갈등을 겪는다. '컴퓨터 보지 마, 아니야 어쩌면 넌 네 삶을 바꿀 메세지를 받을 지도 몰라'
Q: 앞으로 당신이 가고 싶은 여행지에는 어떤 곳이 있는가?
A: 아마도 10월에 르완다에 가서 고릴라를 보는 것? 보츠와나와 우간다에도 가보고 싶은데 가보고 싶은 곳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프로모션도 해야하고... 며칠 전에 나는 지도를 보면서, 예를 들어 LA에서 프리미어가 있다고 하면 타히티에 가서 바다를 볼 수도 있겠지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해변에 가면 정신을 놓아버린다.(역주: 해변이 싫다는 의미인 듯)
Q: 나는 해변에 가만히 앉아있는게 정말 싫다.
A: 3년 전에 아주 집중적인 작업을 끝내고, 친구랑 몰디브에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도착한지 이틀만에 우리는 '여긴 아름답긴 한데 비싸고 마치 같혀있는 것 같아'라고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지도를 보며 인도로 가자고 결정했지만 우리는 비자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방향을 바꿔 스리랑카로 향했다. 스리랑카에서 우리는 2주동안 전국을 차로 여행했고 나는 항상 차 위에 있었다(역주: 신났다는 걸 표현한 듯)
Q: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A: 나는 물에서 노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주로 움직이고 걷고 땀을 흘리는 편이다. 나는 등산도 좋아하는데, 내가 엄청난 부자가 되면 산 속에 화려한 통나무 집을 짓는게 목표이다.(웃음) 산에는 정말 무언가가 있다.
Q: 당신은 촬영을 위해 독일 알프스로 갈 준비가 되었나?
A: 예전에 (그 곳에) 가본 적이 있다. 마치 동화속에서 바로 나온 것 같은 풍경들이 아주 아름다웠다. (촬영 장소는) 정말 인적이 드문,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서 촬영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Q: 이 영화(알리시아 비칸더와 샬롯 램플링과 함께 나오는 '유포리아') 촬영이 기대되는가? 나는 영화 소개만 읽고도 흥미로웠다. 여성 감독에 아주 여성적인 이야기.
A: 아주 훌륭한 영화다. 아주 강렬한 작품이고 난 지금 초조하다. 내가 한번도 연기한 적 없는 캐릭터를 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Q: 어떤 점에서?
A: 이 캐릭터(역주: 에바가 맡을 '에밀리')는 불안한 심리 상태에 있다. 이 작품 자체로는 자매들 간의 러브스토리에 아주 복잡하고 아주 스웨덴 적인, 혼란스러운 내용의 작품이다. 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Q: 이 영화의 스웨덴 적인 면에 당신의 아버지가 어떤 반응이었나?
A: 지난 주 주말에 온라인으로 스웨덴어 수업을 들었다. 영화 속에서 몇 마디를 스웨덴어로 해야하는데 아주 음악적이고 시적인 언어였다. 마치 잉그마르 베리만의 영화같이 아름다웠다. 아버지는 스웨덴 사람을 웃기려면 스웨덴 어로 '썩은 청어'를 말해보라고 하셨다. 수르스트뢰밍(surströmming) 뭐 그런거였다. 스웨덴의 별미라고 하는데 포장을 여는 즉시 고약한 냄새가 난다. 정말 비위상하는 냄새가 나는데, 그 단어를 말하기만 해도 스웨덴 사람들은 웃기 시작한다고 한다. 아주 스웨덴 적인 걸 알려주셨다.
Q: 더이상 물어보지 않겠다. 그렇다면 샬롯 램플링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되니 어떤가?
A: 떨린다. 진짜 무섭다. 그녀와 만나면 정말 위축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행복했다.
Q: 당신은 예전에 그녀와 비교된 적이 있었다. 게다가 당신은 헬무트 뉴튼이 그녀와 찍은 사진을 오마쥬하기도 했는데.
A: 지금 너무 떨린다. 촬영 시작이 아주 임박했다.
Q: 당신이 계속 정정하고 싶었던 것이 있나?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꼭 알아야 할 것이라든지.
A: 나는 우리가 (이 인터뷰의) 시작 때 이야기 한 것들에 대해 아주 기쁘다. 나는 어떤 특정한 이미지로 한정되는 것이 정말 싫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이 나를 하나의 이미지로 축소한다. 어쩌면 내가 그냥 괴상한 걸지도 모르겠다. 내 동생도 그렇게 말하는데. 나도 모르겠다.
Q: 나는 사람들이. 특히 아름다운 여성에게 '어떻게 한 사람이 이런 많은 면을 가질 수 있지? 그녀는 마녀가 틀림없어' 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예를 들어 본드 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왜냐면 본드 걸은 나에게 있어 관심이 가장 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당신이 그 역할을 개인적으로 하고 싶어했다는 점이다. 나는 그 점에 대해 궁금하다.
A: 그들(역주: 카지노 로얄 제작진)이 나에게 대본을 주었을 때, 나는 '일단 대본부터 먼저 봐야겠어. 본드 걸이란게 뭐지? 그게 뭘 의미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본드 걸'이라는 호칭 자체가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 나에게 그것(본드 걸)은 여성이고, 사람이고, 인간이다. 그녀는 마네킹이 아니라 연약한 인간이다.
번역: 페레소녀
원 출처: Violet 매거진 2016년 가을호 (사진 포함)
이 인터뷰 후반으로 갈수록 존웃ㅋㅋㅋㅋㅋㅋ
에바언니 막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말 하는 부분도 있는거 같고...
뜬금없이 '나한테 영매가 전생에 아프리카 사람이었다고 말했어' 한거랑
'잠이 안올때 컴퓨터켜기' 이 부분에서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니 막 컴터도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다룰줄 모르는 아날로그 닝겐인줄 알았더니
할줄 알긴 아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팬맞니
그런데 언니 하루에 20km를 걸었다니
언니 운동선수세요...? ㄷㄷㄷㄷㄷ
그와중에 이자벨 아자니 수니임을 한번 더 입증하는 에바언니...
역시 우리의 언니도 누군가의 수니였음을......<
그리고
터미네이텈ㅋㅋㅋㅋㅋㅋㅋㅋㅋ텈ㅋㅋ밐ㅋㅋ네이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진짜 언니 쇼핑 시러하나봐...
트위터에서 다른 에바언니 팬 한분이
'에바언니가 쇼핑 시러하는 이유 - 세상천지 아무리 둘러봐도 자기 자신보다 예쁜 옷 없어서 그렇지'라고 하시던데
맞습니다 맞고요 <
하여간 ㅋㅋㅋ 한국어로 총 2800자가 넘어가서 번역할때 힘들었는데 ㅋㅋ
해놓고 보니 뿌듯하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