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건 이후로 나는 '무슨 일을 하든 행동력이 중요해' '선빵이 중요해' '인생은 선착순이야' 이런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작년에 '보르도 가서 구요안을 보고 오겠어'라며 혼자서 작당하다가 계획 다 세워놓은 상태에서 갑자기 몸 상태가 급 나빠져서 (저혈압때문에 아침에 눈은 떴는데 몸이 도저히 안움직여서 두시간 넘게 눈만 뜨고 침대에 누워있었던건 초딩때 이후로 처음이었을 정도. 이대로 프랑스가면 레알 길바닥에서 쓰러져 객사하겠다 싶을 정도였음-_-; 난 밥을 먹어서 저혈당도 아닌데 서있는것도 아니고 앉아있는데 왜 어지럽니.......)
모든 계획이 나가리-_-;가 되어버렸다.
그리하여 '불굴의 의지의 대한의 딸' 정신으로 내년 봄 다시 구요안을 보러 (이번엔 리옹이겠군아) 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리옹은 또한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페리의 고향이 아니던가. (리옹 국제 공항 이름도 리옹-생텍쥐페리 :)
그리고 난 한가지 소원이 생겼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21장을 보면 이런 대목이 있다
- Créer des liens ?
- Bien sûr, dit le renard. Tu n'es encore pour moi qu'un petit garçon tout semblable à cent mille petits garçons. Et je n'ai pas besoin de toi. Et tu n'as pas besoin de moi non plus. Je ne suis pour toi qu'un renard semblable à cent mille renards. Mais, si tu m'apprivoises, nous aurons besoin l'un de l'autre. Tu seras pour moi unique au monde. Je serai pour toi unique au monde...
「인연을 맺는다구?」
「바로 그것이예요.」여우가 말했다. 「지금 내가 보기에 당신은 아직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어린 소년에 불과하지요. 그래서 나는 당신이 없어도 괜찮아요. 당신 또한 내가 없어도 편하구요. 당신이 보기에 나는 수많은 여우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그러나 만일 당신이 나를 길 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돼요. 당신은 나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유일한 존재가 될 것이고, 당신에게 있어 나 역시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될 겁니다...」
. . .
Le lendemain revint le petit prince.
- Il eût mieux valu revenir à la même heure, dit le renard. Si tu viens, par exemple, à quatre heures de l'après-midi, dès trois heures je commencerai d'être heureux. Plus l'heure avancera, plus je me sentirai heureux. A quatre heures, déjà, je m'agiterai et m'inquiéterai; je découvrirai le prix du bonheur ! Mais si tu viens n'importequand, je ne saurai jamais à quelle heure m'habiller le cœur... Il faut des rites.
다음날 어린 왕자는 다시 찾아왔다.
「언제나 같은 시간에 찾아오는 것이 더 좋을 거예요.」여우가 말했다... 「이를테면 당신이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마음이 즐거워질 거예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복한 기분이 점점 더해지죠. 4시가 되면 보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마침내 당신을 보면 행복감에 젖은 얼굴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러나 만일 당신이 아무때나 찾아오면, 나는 언제부터 당신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지요... 그러니까 적당한 관례를 지켜야만 돼요...」
이 구절을 프랑스어로 처음 봤을때 여우의 말에 너무나 가슴에 박혀서
난 이 구절을 요안에게 내 목소리로 직접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이 보기에 나는 수많은 여우와 다를 게 없으니까요
→ 그래 구요안 너님이 보기에 나는 수많은 팬들과 다를 게 없으니까요
이를테면 당신이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마음이 즐거워질 거예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복한 기분이 점점 더해지죠. 4시가 되면 보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마침내 당신을 보면 행복감에 젖은 얼굴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러나 만일 당신이 아무때나 찾아오면, 나는 언제부터 당신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지요... → 이를테면 구요안 너님이 오후 4시에 킥오프인 경기에 나온다면 나는 3시부터 마음이 즐거워질거에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복한 기분이 점점 더해지죠. 4시가 되면 경기뛰는 너님이 보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고 마침내 피치에 들어서는 너님을 보면 행복감에 젖은 얼굴을 보게 될 거예요. 그러나 만일 당신이 부상이라도 당해버리면, 나는 나는 언제부터 당신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지요...
와
축구선수가 도대체 뭐길래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구요안 니가 날 이러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23살 먹고서 무릎까지 오는 코트입고 머플러까지 두르고서 -치즈버거!!!! 라고 외치는 남자를 내가 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거 사실임 ㅡ.ㅡㅋㅋ 2009년 보르도 구단 새해맞이 식사자리에서 있었던 일이에여(....) 비주얼은 치즈버거가 아니라 모에 샹동 에스카르고를 외쳐야할 비주얼이었지만 구요안이 외치는건 치즈버거(.....)
요안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는 많다 생텍쥐페리 외에 파블로 네루다의 시도 있다
그런데
과연 내가 요안에게 내 입으로 내 목소리로 저 구절을 말해줄수 있는 날이 올까
모르겠다 어쩌면 오지 않을지도
+ 블로그 타이틀 사진 또 바꿨슈 너무 맘에 안들어서 지난 1월에 쓰던걸로 다시 바꿨음둥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구요안 화보사진임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