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16일에 부국제 유포리아 상영 2차를 뛰었다.
예매는 13일 16일 19일 이렇게 세 타임 다 성공했는데
16일까지 가기엔 좀 그래서 그 날 표는 취소하고 13일 19일 이렇게 다녀왔음.
GV가 있던 13일 티켓은 찍어놓은게 없넹....
어쨌든 이야기는 접은 글에
스포 주의
혼자 마음의 병이 생긴 어머니를 돌보며 살아온, 또 지금은 자신이 시한부 인생인 에밀리(에바)와
그런 가족들 사이에서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가족에게서 떠나버린 이네스(알리시아 비칸더)
두 자매는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 에밀리가 제안한 미스테리한 목적지로 떠나게 되는데
그 곳에서 이네스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과거와 그리고 현재와 마주친다.
아버지가 바람이 나 떠난 후 슬픔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돌본 후 몇년 간 병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거두려고 하는 언니.
에밀리가 이네스를 데려온 곳은 안락사 클리닉이었다.
에밀리에게 3년 전 발병한 암이 화학요법도 듣지 않아 온 몸으로 전이되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던 것.
이네스는 당장 여기를 나가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된다고 하지만
에밀리는 거절하고 여기서 끝을 맺겠다고 하며 자신이 떠날때 까지 옆에 있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오래 떨어져있었고 성격이 너무 다른 자매들은 계속 부딪히기만 했고
옛날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이 어땠는지를 말하려고 하는 에밀리에게
이네스는 '신세한탄 한다고 천국에서 보너스 점수 받는거 아니야' 라고 일갈하고
에밀리는 그런 이네스에게 '넌 언제나 그렇게 기계같이 말했어. 넌 나한테 ㅈㄸ 신경도 안썼지' 라고 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약간의 이해와 화해 그리고 다툼 그리고 각자 개인플레이를 반복하다가
이네스와 에밀리는 잔디밭에서 육탄전을 벌이는데 그러다 에밀리가 정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네스는 그때까지 본 다른 사람들 - 떠들썩한 마지막 고별 파티를 하고 죽음을 맞이한 뇌종양 3기의 갑부 등- 을 보고 어떤 마음의 변화가 생겼는지는 몰라도 그제서야 에밀리의 곁에 남겠다 하고
그들이 행복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며 에밀리의 마지막을 준비해준다.
그리고 결국 에밀리는 세상을 떠나고 이네스는 혼자 그 곳을 떠난다.
극 중에 이네스와 에밀리가 각각 따로 마주치게 되는 인물들이 있지만
요 정도가 아주 압축한 줄거리라고 할수 있겠다.
그리고 에바 팬인 내 관점에서 보자면
에바가 연기한 에밀리는 조용하고 음울한 느낌을 주는데 영화 '움'에서의 레베카와 비슷하다.
하지만 레베카는 분노와 슬픔 등을 거의 외부로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였다면
에밀리는 두려움 분노 외로움 부러움 체념 등등을 고스란히 다 드러내는 캐릭터였다.
에바가 왜 에밀리 역을 맡은건지 이해가 되는 부분 ㅋㅋㅋㅋ
온실에 찾아가서 마리나(샬럿 램플링)와 대화를 나누고 춤을 출때는 두려움이
이네스에게 '다음주에는 -자신이 죽고나면- 뭘 할거야?' 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부러움이
이네스에게 '장례식을 혼자 치르는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라고 소리칠때에는 외로움이
단지 다리를 쓸수 없게 되어서 죽어버리려고 여기에 왔다는 남자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수가 있어' 라고 말할때는 분노가
마지막으로 숨을 멎게 하는 약을 마신 후에는 체념과 평안이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 에바는 불안하고 위태위태하고 분노에 휩싸인 연기가 최고야<
어쨌든 나는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왜 제목이 유포리아, 환희일까 궁금했는데
극 중에 나오는
'나에겐 거짓말 할 시간이 없어요'
'자신에게 정직한 것이 중요한거지'
같은 대사들을 생각해보면
유포리아 라는 제목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따르는 것에서 오는 환희나 희열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이네스는 겉으로는 냉철하게 표현을 하며 살아오긴 했지만
결국 숲에서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싶다며 너무 보고싶다며 울기도 하고
(극 중에서 자매의 어머니가 숲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해서 그 장면에서 좀 아이러니함)
이네스는 어머니와 일상에 눌려 지금까지는 그렇게 살진 못했다 하더라도
마지막이나마 자신이 원하는대로 자신의 뜻대로 마무리 했으니까
뭔 소리야 내가 지금 뭔 말을 하는거야
그리고 GV때 리사 랑세트 감독이
스웨덴 시인 군나르 에켈로프의 동명의 시 '유포리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는데
(이 시의 일부분이 영화 속에서도 나온다)
그 시 속의
Yes, to be one with the night, one with myself, with the candle’s flame
which looks me in the eye still, unfathomable and still,
one with the aspen that trembles and whispers,
one with the crowds of flowers leaning out of darkness to listen
to something I had on my tongue to say but never got said,
something I don’t want to reveal even if I could.
And that it murmurs inside me of purest happiness!
이 구절만 봐도 그런 의미라고 '나 혼자서는' 확신한다 ㅋㅋㅋ
영화 자체는 에밀리가 아닌 이네스의 관점에 더 무게를 두고 진행되는 편이라 에바의 팬인 나로서는 좀 아쉽기도 했다.
그리고 이네스의 감정선이 조금씩 변화하는 건 보이는데 그 이유가 자세히 나타나지 않아서
개연성이나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나로서는 약간 좀 전개가 뻣뻣한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덕후의 관점에서 보자면
에바와 알리시아 비칸더 케미가 상당히 좋다.
처음에 자매로 나온다고 발표났을땐 둘이 안어울리는거 같다며
'설마 둘중 한명은 주워온 자식인 플롯인가' 라고 했을 정도로 걱정했는데 ㅋㅋㅋ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 자매같다 ㅋㅋㅋㅋ
그리고 작품 거의 끝 부분에 이네스가 에밀리의 마지막을 준비해주며
에밀리를 씻겨주고 옷을 입혀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만 보면 퀴어영화 같기도
그리고 그 둘 위에 최종보스 샬럿 램플링
분량이 많진 않은데 모든걸 쌈싸드심 분위기 압살
13일에 처음 봤을때는 작품이 끝나고 '어음오아예어아음' 이런 반응이었는데
두번 보니 뭔가 와닿는게 더 많아서
이 작품도 여러번 보며 곱씹어봐야 더 마음에 느껴지는게 많을 작품인 것 같다.
근데 아직 우리나라 개봉 확정 소식이 없어서 슬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GV때 영상 찍은건 또 언제 올리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말고도 에바 관련 질문 한분이 계셔서 그 질문 답하는 모습도 영상으로 찍었는데....
어쨋든 그러하였다
이런거 한번도 써본적 없는데 쓰려니 뭔가 이상ㅋㅋㅋ
손으로 ㄸ ㅓ ㅇ 을 싼 기분이다
PS: 감독님 엌덬퀘 우리 에바언니한테
무채색의 후줄근한 옷만 입혔어요
물론 극 중에서 에밀리가 밝고 그런 캐릭은 아니지만
우리 이쁜 언니한테 엌덬퀘 그런 무채색의 그런 옷만 (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