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이다
내용은 접은 글에
참고로 나는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맥주는 배부르고 소주는 맛없고 뭐 그렇고
결정적으로 술 마시면 손발이 간지러워서 안마신다
예전에는 와인 한병 반 병나발을 불어도 괜찮았는데
늙거따...
어쨌든
작년 초에 내가
이탈리아에서 와이너리를 경영하는 에바의 동생이
새롭게 출시되는 와인에 에바의 이름을 붙였다고 포스팅을 했었다
(여기> https://evalasting.tistory.com/1888)
이 와인...
보기 드문 100% 까베르네 프랑 단일 품종의 유기농 레드 와인 이라는데...
저 글에도 썼다시피
나는 저 와이너리가 와인을 개인에게는 팔지 않고 전문 셀러에게만 넘기는 걸로 알고 있었고
또 내 주변 사람들이 주류는 개인이 개인사용 목적으로 직구를 해도
관세와 주세 부가세 교육세 등이 추가되어 세금이 어마어마하게 붙는다고 알려줘서
그냥 겁먹고 ㅋㅋㅋ 잊고 있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1년 반 후인 지난달에
호주인인 한 에바 양덕에게서 개인도 직접 컨택하면 적은 양이라도 저 와인을 구매할수 있다,
자신도 그렇게 샀고 배송받았다 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그렇게 나는.... 암것도 모른채 주류 해외직구의 길로 뛰어들고 만 것이어ㄸ ㅏ...
일단 위의 양덕이 저 와인이 생산된 와이너리 홈페이지에 문의 글을 남겨보라고 했고
나는 저 와인을 한두병 소량이라도 살수 있는지
살수 있다면 우리나라까지 배송이 되는지
그리고 와인값+배송비 다 합쳐서 얼마인지 문의를 넣었다.
그리고 답 메일이 왔는데 ㅋㅋㅋ
'unfortunately 사우스 코리아에는 우리랑 거래하는 와인 딜러가 없네'라며
자기들도 와인 가격이 한 병당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고
배송비는 대충 얼마 얼마가 될거 같은데
정확한건 자기들이 와인을 넘기는 전문 와인 셀러 연락처를 줄테니 거기에 물어보라고 했다.
?????????????? 왓????????????
나는 처음에
안이 왜 자기가 만드는 와인 가격을 자기가 몰라?!
라며 띠용 했는데
생각해보니
생산자들이나 도매상들이 소매상에 물건을 넘길때
소매상이 얼마를 받을건지는 알 이유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거라
음 어쩌면 저게 당연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쪽에서 알려준 와인 셀러에게 문의를 넣었고
사우스 코리아 까지 배송이 되며
저 와인 한병은 35유로 배송비는 95유로라는 답변을 받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이 배보다 배꼽이 한 3배는 크네요
하지만 뭐 해외 직구하면서 특히 덕질하면서 한두번 겪은 일도 아니고
이미 결심한 이상 배송비 따위가 나를 멈출수는 없숴
그래서 나는
그럼 두병 사면 배송비는 얼마?
하고 물었고
그러면 와인 가격은 70유로 배송비는 100유로 ㅇㅋ?
라는 답을 받았다
ㄴ ㅖ ?? 그럼 2병 사는게 더 이득이쟈놔?
난 애초에 두병 정도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러면 콜ㅋ 딜ㅋ 을 외쳤다
그치만 다음에 또 다른 한 단계가 남아있었다.
우리나라와 유럽 연합 EU는 FTA를 체결했고
그에 따라 유럽 연합 가입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최대 1000달러였나 2000달러였나 정확히는 기억안나는데
하여간 그 금액(배송비 포함 금액) 내에 해당하는, 자가사용 목적의 물품은
생산국을 증명할수 있는 특정 내용이 들어가있는 인보이스를 동봉하면 관세를 면제받을수 있다
물론 주류는 관세 외에 추가로 내야하는 교육세 주세 부가세 이건 짤없이 내야함
왜냐면 주류니까(
그래서 나는 셀러에게
'그러면 아래의 문장이랑 셀러의 이름, 서명, Product of Italy라는 문구을 인보이스에 넣어줄수 있나여? 그거 있음 한EU FTA 적용받아서 세금 덜낼수 있는데'
라고 물어봤고
셀러는 쿨하게 ㅇㅋ 했다
참고로 들어가야하는 문장은 아래와 같다
'The exporter of the products covered by this document declares that, except where otherwise clearly indicated, these products are of EU preferential origin'
그리고 난 얼마 지나지않아 이 문장 때문에 걱정을 한바가지 하게됨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저쨌든 모든 딜은 끝나고
나는 카드 정보를 보내고 셀러 쪽에서는 결제를 하고
지난주 금요일 그니까 19일에
이탈리아 토스카나 리보르노의 DHL 오피스에서 배송 절차가 시작되었다.
와인이라 깨지기 쉬워서 와인 셀러들은 다들 DHL이나 페덱스같은 국제 특송 업체를 이용하고
따라서 배송비가... 그렇다. 사악하다. 하지만 빠르다.
그리고 이탈리아를 떠나 20일에는 독일 라이프치히의 DHL 경유지로 갔으며
21일에는 소포가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세관 통관 절차가 남았는데
21일은 일요일이라 DHL에서 일을 안하고(DHL같은 특송업체들은 세관업무까지 알아서 처리해줌)
22일 느지막히 통관 절차가 시작되어
23일이 되어서야 관세 내역서를 받아볼수 있었다.
안이 날도 더운데 와인 상하면 어쩌려고 이러세요
관세내기 전까진 세관에서 반출 안된다며ㅜㅜㅜㅜㅜㅜㅜㅜㅜ(성질급한코리안
참고로 관세를 얼마 정도 내게 되는지 예상금액은
관세청의 예상세액조회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나는 와인가격+배송비 합쳐서 160유로, 한EU FTA 기준으로 계산하니
관세가 10만원 가까이 나왔는데
그래도 뭐 ㅋㅋㅋㅋ 이러려고 덕적금 들어놓은거 아니겠습니꽈
이때 써야지 안그럼 언제 씁니까
에바는 자본주의의 맛을 보여주기는 커녕 행불만 되고 있는데
언니 내한을 하든 뭘 해서 내 덕적금 중도해지하게 해달라 만기해지는 싫타(
흑흑 내팔자야
그리고 아직 관세내역서가 안나온 월요일에 DHL에 통관 담당자에게 뭘 물어볼게 있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담당자분이
'이정도 금액이면 무관세이실거 같은데요'
라고 해서
내가
'...그거 주류에요'
라고 했더니
그분이
'ㅇ ㅏ......'
나도
' ㄴ ㅔ........'
아련한 탄식의 현장
그런데 내가 관세 내역서를 받기 전에 발견한건데,
셀러에게 보낸 메일을 다시 보는데
내가 위에 쓴, 인보이스에 꼭 들어가야하는 영어 문장을 다시 보니
오타가 나있는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단어인 Origin을 이상하게 오타내놓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복붙이 안되서 보고 타이핑했는데 이럴수가
검색해보니 저 문장에서 알파벳 한 글자도 틀리면 안된다고 그러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당연히 셀러가 내 메일에서 그 문장을 복붙 했을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오타가 난 문장이 인보이스에 들어갓을거고
그렇다면 알파벳이 틀리면
FTA 적용도 못받는건가
그럼 세금 얼마나 더 내야하지
하고 멘붕에 빠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세청 홈페이지에서 계산해보니
FTA적용을 안받으면 관세를 5만원을 더 내야하는걸로 나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인을 게을리한 자의 최후는 5만원을 더 날리는것
누굴 탓하리오 다 내탓이오 멍청한 내탓이오
저게 치킨이 3마리인데 아이고 아이고 하느님 아버지 제게 웨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이러면서 스스로를 매우 치고 있었다
그리고 23일에 관세내역서를 받았는데
그 날 ㅋㅋㅋ DHL에서 정보 입력을 잘못해서 ㅋㅋㅋ
틀린 메일 주소로 내 관세 내역서를 보내놓고
폰번호는 맞게 입력해서 문자로 '확인후 납부 바랍니다'라고 메세지가 온것이다 ㅋㅋㅋ
제 관세 내역서를 제가 못봅니다 아이고아이고 담당자님 세금좀 내게 해주세요 아이고
결국 나는 DHL 담당자에게 급히 전화해서 메일주소를 정정했고
관세 내역서를 다시 받음..
웬 난리 부루스ㅠㅠㅠㅠㅠ
그런데 내역서를 보니
안이?
세금이 55000원 정도 밖에 안나온 것이다
관세 항목은 FTA 적용이 됐는지 0이었고
주세 부가세 교육세 등등이 합쳐서 약 55천원
올ㅋ
나는 바로 관세를 납부했고
그 다음날 오전에 바로 와인을 받을수 있었다.
소포를 받고서 문제의 인보이스를 보니
셀러가 아예 문제의 그 문장을 본인이 알아서 입력해준듯
깔끔하게 완벽한 문장으로 입력이 되어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타가 없ㅋ엉ㅋ
감삽니다..
그리고 와인도 무사히 도착했다
☆영 롱☆
내가 저 와인을 셀프 생일선물로 주문하고 나서ㅋㅋㅋㅋㅋㅋㅋ
저 와인이 양 다리 고기랑 어울린다길래
양 다리 고기도 내가 요리해서 와인이랑 같이 먹으려고 주문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텐 후라이팬도 사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요리하려고 메뉴도 다 짜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일케익 주문하면서 문구 'Happy birthday to me'라고 적어달라고 할거야(
양고기랑 와인이랑 일요일 내 생일날에 만찬으로 먹을테야....
어쨌든 처음에는
뭐 와인 2병+배송비+관세 합쳐서 50만원은 안나오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고 있었는데
세금까지 내고 160유로 환율 계산해보니
총 약 27만원이 들었다.
살다살다 술도 직구로 사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덕질때문에 도대체 앞으로는 뭘 하게 될지 좀 설렘반 무서움반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끝 안녕